고등학교 시절, 우리반에는 나보다 크고 예쁜 여학생이 있었다. 당시 '신디더펑키'나 '쎄씨' 같은 잡지에도 나올만큼 나름 유명한 아이였다. 한 번은 그 여학생과 학교앞 분식집에 떡볶이를 포장하러 갔었다. 5월의 바람은 시원했고 역시나 그 아이는 참 예뻤다. 우리가 무슨 이야기를 주고 받았는지는 기억 나지 않는다. 다만 그 아이가 보도블럭 위에 서 있는 나를 보며 말했었다. '너가 이만했으면 우리가 사귀지 않았을까?' 나는 짐짓 아무렇지 않다는 듯 대꾸했다. '지랄'. 그리고 우리는 한참을 자지러지게 웃었다. 그렇게 내가 좋아한다는 걸 전교생이 다 아는 여학생과 함께 양 손에 떡볶이와 순대를 들고 교실로 돌아갔다. 이처럼 몇 번을 돌려봐도 반짝이는 기억들이 TV에 나오고 있었다. 선재라는 아이를 업고 튀겠다는 그 드라마는 '나에게도 저런 시절이 있지 않았을까?'라고 기억을 왜곡 시킬만큼 눈부신 반짝임으로 가득차 있었다. 거기다 성북천이 중요하게 나오는만큼 드라마의 장면과 현장을 편집한 인스타그램 포스팅을 해야겠다 싶었다. 그런 의미에서 성북문화재단의 인스타그램 팔로우를 아직 하지 않았다면, 지금 눌러주면 좋겠다. (요즘 구독자 증가가 좀 미미하다. 분발하자)
문화정책팀 엄경석(홍보담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