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 시몬스 테라스점이 있다. 붉은 벽돌로 지어진 건물로 인스타 올리기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곳이다. 역시나 인스타에 중독된 나는 그 사진 한 장을 건지자고 그곳에 갔다. (사실 뭐하는 곳인지도 몰랐음) 그리고 원하던 사진을 찍고 시설을 둘러보니 침대를 체험해보고 구입하는 곳이었다. 거기서 나는 4천만원(침대+침구) 침대에 누워볼 수 있었다. 참 좋았다. 정말 '구름 위에 눕다'라는 표현이 어울리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얼굴도 알 수 없는 누군가의 수면 8시간과 나의 수면 8시간이 겹쳐졌다. 그 거리감은 나와 구름 사이의 높이와도 같았다. 그것은 가치 있는 삶을 산 누군가의 1평이라던가, '흰 바람 벽이 있어'라고 말한 시인의 잠자리를 생각하며 좁혀지지 않았다. 결국 나는 이 거리감을 안고 살아가기로 했다. 다만 좁힐 수 없는 거리감이 아닌, 언젠가 가지겠다는 거리감으로 말이다. 가지고 싶다는 욕망은 사람을 움직이는 동력이 되기도 한다. 나는 '4천만원짜리 침대를 샀다'라는 포스팅을 꼭 내 인스타에 올리기로 마음 먹었다. 나도 매일 구름 위에서 유튜브 보다 잠들고 싶다. (그랬는데, 영화 '잠'을 보고 그냥 안깨고 푹 자는게 최고다 라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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