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카 1호가 벌써 초등학교에 입학을 했습니다. 어색하게 브이를 하며 입만 웃고 있는 조카 1호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대학교 신입생 OT를 무려 2박 3일이나 참석해야 해서 학교로 들어가던 길이 생생하게 떠오릅니다. 3월은 곧 ‘봄’이라는 공식으로 봄옷을 입어 매우 추웠고, 다수의 모르는 사람들과 웃으면서 인사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1초에 수십 번씩 집에 가고 싶었습니다. 칙칙하고 싸늘한, 심령 체험인가 싶을 정도로 허름했고 아침엔 안개가 자욱해서 한층 더 스산했던 그 숙소에서 ‘나는 솔로’처럼 어색했고, 모두가 흑역사만 남긴 2박 3일을 보냈습니다. 그곳에서 어쩌다 보니 알게 된 동기들과 어쩌다 보니 시간표를 같이 짰고, 어쩌다 보니 몇 년을 함께하며 이제는 눈만 봐도 누가 마피아인지 시민인지를 아는 친구 사이가 되었습니다. 그때 스스로를 납득시켜 집으로 돌아갔다면 어땠을까요?

  새로운 시작과 선택에는 늘 두려움이 따르는 법인데 그게 참 어렵습니다. 그 어려운 새로운 시작을 하는 분들, 모든 신입생과 좋아하는 음식에 ‘마이쮸’라고 적는 조카 1호의 학교생활을 온 마음을 다해 응원합니다.

문화정책팀 직원 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