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에서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를 기다리는 중, 공항에 내 이름이 크게 울렸다. '옴,경석' 나는 접수대로 가면서 두근두근 했다. 누가 내 캐리어에 약을 넣었나? 아니면 내가 보조 배터리를 넣었나? 다 뒤집어까야하나? 두려움에 접수대로 갔더니 항공사 직원이 무척 미안한 말투로 말했다. '고객님 자리 TV액정이 깨져서 나오지 않습니다.' 드디어 나도 일등석에 타보는구나! 인스타에 일등석 사진을 올릴 수 있겠구나. 또다른 의미로 두근두근 했다. 그래서 나도 최대한 속상한 표정으로 '비행경로 봐야 하는데...' 라고 읊조렸다. 하지만 인생은 그리 쉽게 풀리지 않는다. 일반석 자리가 많이 남아 다른 자리로 옮겨주겠다는 제안이 들어왔다. 내 표정이 많이 아쉬웠는지 직원은 나에게 슬쩍 몸을 기울이며 말을 이었다. '옆자리 앞자리 뒷자리 아무도 없는 곳이 있어요.'. 나와 같은 욕망을 가진 이와 붙어 있다는 것은 스트레스가 쌓이는 일이다. 나는 이 사실을 새삼 깨달으며 옆자리에 아이패드를 던져 놓고 의자를 최대한 뒤로 제끼고 누웠다. 한국으로 돌아오기 싫었다.
문화정책팀 엄경석(시차 적응 실패한 이)
과거이면서도 현재이기도 한 정릉에서 : Q의 편지를 받다
<성북 메모리워크 : Q로부터>
어쩌면 모르고 지나갔을지도 모를 동네에 발을 디디고, 공연의 이야기를 따라 낯선 풍경을 재발견하고, 인물을 통해 과거를 돌이켜보고, 미래를 상상하는 과정이 결국, 우리네 삶을 들여다보는 것과도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성북의 아동‧청소년들로 구성된 꿈의 오케스트라‘성북’의 제12회 정기연주회가 오는 11월 30일(토) 오후 5시, 성북구민회관 대강당에서 열립니다. 올해로 12주년을 맞이하는 이번 정기연주회는 대한민국 국가무형유산 대금산조 보유자이자 성북이 자랑하는 독보적인 예술가, 죽향 이생강 명인의 특별연주와 함께합니다.